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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해석 (12형상, 엔딩, 구마의식) 수녀가 담배를 피우고 욕을 한다면, 그건 타락일까요 아니면 진짜 구원일까요? 영화 을 보는 내내 제가 계속 떠올렸던 질문입니다. 화려한 액션 대신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수녀들의 모습이, 육아로 지쳐가는 제 일상과 묘하게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전작 이 보여준 통쾌한 승리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 사랑 하나로 버티는 수녀들의 인내가 훨씬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12 형상과 솔로몬의 72 악마, 악령의 정체영화 초반부터 등장하는 '12형상'이라는 개념이 처음에는 생소했습니다. 자막으로 짧게 설명이 나오긴 했지만,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 입장에서는 "센 귀신이구나" 정도만 짐작할 수 있었죠. 여기서 12 형상이란 솔로몬의 72 악마 중 대장급 12마리를 추린 것을 의미합니다. 솔로몬의 72 .. 2026. 3. 2.
그녀가 죽었다 리뷰 (SNS 가면, 관음증, 현대사회 거울) 솔직히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제 스마트폰을 열어보고 싶은 충동을 참아야 했습니다. 타인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무심코 훑어보며 '저 사람은 참 잘 사네'라고 부러워했던 제 모습이, 영화 속 주인공의 뒤틀린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디지털 이미지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해부하는 현대판 심리 보고서였습니다.SNS 뒤 가면과 관음증의 공생 관계영화는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유나)가 고객의 집 열쇠를 이용해 몰래 집을 훔쳐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감독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범죄 행위가 아니라, 현대인의 '관음 욕망(Voyeuristic Desire)'입니다. 관음 욕망이란 타인의 사생활을 몰래 들여다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2026. 3. 1.
행복의 나라 (역사 재조명, 법정 드라마, 이선균 유작) 어젯밤 아이를 재우고 나니 문득 제가 어떤 부모로 기억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정의란 무엇이고, 행복이란 어떤 모습인지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바로 그 질문을 1979년 대한민국 법정 한복판에 올려놓습니다. 10.26 사건과 12.12 군사반란 사이, 역사의 빈틈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박흥주 대령의 군법재판을 통해 말입니다.역사 속 빈칸을 채우는 법정 드라마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 직후 벌어진 군법재판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저는 학교에서 배운 역사 속 거대한 사건들 사이에도 이렇게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먼저 놀랐습니다. 군법재판이라는 제도는 민간 재판과 달리 삼 심제가 아닌 단심제로, 판사의 판결.. 2026. 2. 28.
영화 대가족 리뷰 (가족의 의미, 정자기증, 입양) 솔직히 극장을 나서면서 "가족이 뭐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영화 대가족은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스님이 된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저 또한 혈연을 넘어 제가 직접 선택하고 일궈낸 이들과 진정한 '가족'이 되었음을 실감했던 경험이 있기에,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더욱 깊게 와닿았습니다. 의대생 시절 정자 기증 517번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묻는 건 단 하나입니다. 가족이란 피로 맺어진 인연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가며 쌓아가는 관계인가.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 생물학적 아버지를 만나다영화는 무예 스님이 생방송 중 갑자기 자신의 자식이라 주장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스님 되기 전 의대생이.. 2026. 2. 27.
하얼빈 뒷이야기 (엄인섭 배신, 왕선 독립운동, 안중근 유가족) 솔직히 저는 영화 을 보기 전까지 안중근 의사의 거사 이후 이야기를 거의 몰랐습니다. 8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영화 속 독립운동가들이 가족을 뒤로하고 광야로 나서는 장면을 보며 제 안의 수많은 망설임이 떠올랐습니다. 부모가 된 후 내리는 선택은 오롯이 제 몫이 아니라 아이의 인생까지 연결되기에, 그 무게가 두려워 뒷걸음질 쳤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영화에는 차마 담지 못한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숨겨진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특히 동지를 배신한 밀정의 실체, 여성 독립운동가의 치열한 삶, 그리고 광복 이후 안중근 유가족이 겪은 비극적 운명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의 무게를 다시 느껴봅니다.의형제에서 밀정으로, 엄인섭의 배신영화 속 김상현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실존.. 2026. 2. 26.
모아나2 진짜 후기 (부모의 두려움, 책임의 무게, 성장의 의미) 솔직히 저는 를 보러 가기 전까지 이 영화가 제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릴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아이와 함께 보는 디즈니 속편 정도로 생각했죠.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고 20분쯤 지났을 때, 저는 제 모습을 스크린 속에서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모아나가 바다 앞에서 망설이던 그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1편과 다른 무게, 부모가 된 뒤 느끼는 두려움1편의 모아나는 순수했습니다. 바다를 향한 동경과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설레는 여정이 전부였죠. 하지만 2편의 모아나는 달랐습니다. 여전히 바다는 넓고 자유로웠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1편에서 볼 수 없었던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는 몰랐던 감정이었습니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두렵다"는 모아나의.. 2026. 2. 25.